[아프리카 여행 40일] 시리즈 19>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의 로망 빅5(Big Five: 사자, 코끼리, 버팔로, 코뿔소, 표범)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꼭 들어보셨을 단어, 바로 빅5(Big Five)입니다. 원래는 사냥꾼들이 가장 사냥하기 힘들었던 다섯 종의 동물을 가리켰지만, 지금은 사파리 관광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물을 뜻하죠. 저 역시 케냐의 암보셀리와 마사이마라에서 게임드라이브를 하며 빅5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표범을 만나지 못해 ‘빅4’만 볼 수 있었답니다.
빅5의 습성, 서식 환경, 관찰 포인트 등을 알아보고, 어디 가면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은지 등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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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야생 동물 빅5 (케냐의 휴게소 그림) |
빅5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게임 드라이브를 나서기 전, 빅5에 대해 안내를 받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동물들이죠. 한국 사람들은 아마 호랑이를 첫손에 꼽을 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약 200만 년 전에 아시아로 이동 한 후 지금까지 돌아가지 않아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호랑이는 동물원이나 특별 보호 구역에만 있다고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빅5는 사자, 코끼리, 물소(버팔로), 코뿔소, 표범을 가리키며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대형 포유류를 말합니다.
1. 사자 (Lion)
-습성 : 사회적 동물로 ‘프라이드’라 불리는 무리를 이루며 생활합니다. 주로 암컷이 사냥을 담당하죠. 단거리를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서식 환경 : 사바나 초원과 개활지. 마사이마라와 세렝게티가 대표적 명소입니다.
-관찰 포인트 : 주로 이른 새벽 사냥하나, 낮에는 나무 그늘이나 풀밭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 정오 무렵에도 비교적 관찰이 쉽습니다. 우리 팀은 사자 무리가 버팔로를 사냥한 뒤 수사자부터 차례로 포식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2. 코끼리 (African Elephant)
-습성 : 가족 단위로 무리를 이루며 이동하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암컷이 무리를 이끄는 모계 사회 구조가 특징입니다. 성체가 된 수컷은 무리에서 쫓겨나 혼자 생활 합니다.
70살까지도 사는데 40살이 되어서야 성장이 끝나며 몸무게가 최대 6톤까지 나갑니다. 아프리카 코끼리는 아시아 코끼리에 비해 귀가 크고 등이 오목하며, 발톱이 하나씩 적습니다.
-서식 환경 : 강 주변, 습지, 초원 등 다양한 곳에서 서식합니다.
-관찰 포인트 :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킬리만자로를 배경으로 코끼리 무리를 볼 수 있는 대표 명소입니다.
3. 물소 (African Buffalo)
-습성 : 시속 5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으며, 무게는 800kg에 달합니다. 천 여 마리가 떼를 지어 다니며 건기와 우기에 따라 마사이마라와 세렝게티 평원을 수만 마리의 무리가 대이동합니다. 평소에는 온순하나 화가 나면 사자를 뿔로 쉽게 죽일 수도 있습니다. 수백 마리 이상 떼 지어 다니기도 하며, 공격성이 강해 ‘예측 불가 동물’로 불립니다.
-서식 환경 : 초원과 습지, 강 주변에서 주로 볼 수 있습니다.
-관찰 포인트 : 사자와의 사투 장면을 목격할 확률이 높습니다.
4. 코뿔소 (Rhinoceros)
-습성 : 단독 생활을 즐기며, 민감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유명합니다. 코뿔소의 뿔은 피부가 변화하여 생긴 것으로 일생 동안 자랍니다. 검은 코뿔소는 단독 생활을 하거나, 어미와 새끼가 함께 생활합니다. 흰 코뿔소는 '넓은 입'을 뜻하는 아프리카어 widje를 white로 잘못 해석하면서 붙여졌습니다. 하루의 50%는 먹이를 보내며 보내고 잠은 서서도 잘 수 있습니다.
-서식 환경: 덤불 지대와 사바나. 검은코뿔소(희귀)와 흰코뿔소(상대적으로 개체수 많음)로 나뉩니다.
-관찰 포인트 : 예전에는 사바나 어디서나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대부분 보호구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만난 코뿔소도 짐바브웨의 코뿔소 보호구역과 나미비아의 개인 목장이었는데, 이렇게 보호 받는 구역 안에서만 생존하고 있고 야생에서는 거의 절멸 상태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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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뿔이 잘린 코뿔소들(2025. 7.2) |
그런데 코뿔소의 뿔이 잘려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코뿔소의 뿔을 중국에서는 약재로 사용하고 있고, 주로 중동, 인도 지역에서는 장식용으로 수집한다는군요.
코뿔소 뿔을 자르기 위해 코뿔소를 죽이니까 궁여지책으로 아예 뿔을 잘라서 보호구역에 가둬 살게 하는 거죠.
나미비아의 키트만숩 개인 목장에서도 철조망 안에 살고 있는 코뿔소 가족을 보았는데, 그 코뿔소들도 뿔이 잘려 있었습니다.
5. 표범 (Leopard)
-습성 : 단독 생활을 하며, 뛰어난 은신술과 야행성 습성으로 ‘유령 같은 포식자’라 불립니다. 낮에는 나무 위에 올라가 휴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범은 나무타기를 좋아하고 사자나 하이에나에게 먹이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바위나 나무 위에서 먹이를 먹습니다. 넓은 평야보다 나무 위, 또는 바위 지대에서 서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며, 세렝게티, 마사이마라 등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서식 환경 : 숲이 무성한 강가, 바위 지대, 나무가 많은 사바나.
-관찰 포인트 : 관찰 난이도가 가장 높은 동물입니다. 밤에 사냥하고 낮에는 나무 위에 올라가 있으니, 표범이 올라갈 만한 나무가 보이더라도 은밀하게 그림자처럼 숨어 있어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빅5가 보기 힘든 이유
많은 여행객들이 "빅5 투어"를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표범과 코뿔소의 희소성: 표범은 야행성이며 낮에는 나무 위에서 휴식하므로 관찰 기회가 적습니다. 코뿔소는 밀렵으로 개체수가 줄어 현재는 대부분 보호구역이나 국립공원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광활한 서식지: 동물들이 넓은 초원에 흩어져 있어 같은 시간대에 특정 동물을 만나는 것이 운에 달려 있습니다.
-자연의 리듬: 포식자들은 더위가 심한 한낮에는 잘 움직이지 않아 새벽이나 해질 무렵이 관찰하기 좋은 시간대인데 관광객의 투어 시간을 맞추기 힘들죠.
빅5 관찰 확률이 높은 사파리 명소와 시기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 : 7~10월 누 떼와 얼룩말의 대이동 시즌에는 포식자 활동이 활발해 사자·표범·치타 등 맹수를 볼 기회가 많습니다.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 마사이마라와 이어져 대이동 루트를 형성, 빅5를 모두 볼 확률이 높습니다.
-남아프리카 크루거 국립공원 : 아프리카에서 빅5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꼽힙니다. 코뿔소 개체수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밀렵으로 점점 줄고 있습니다.
-보츠와나 오카방고 델타 : 밀도가 높고 비교적 덜 붐벼 깊이 있는 사파리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 : 코끼리 천국이라 불리며, 킬리만자로 배경 사진이 명장면을 완성합니다.
-짐바브웨 마토보 국립공원·임베레지 보호구역 : 코뿔소 보호 프로젝트가 활발히 운영되어 코뿔소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시기별 팁 : 건기(6월~10월)는 동물들이 물 웅덩이에 모여 관찰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우기에는 초원이 무성해져 동물들이 숨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 표범을 못 봤을까? (6월 말 경험담)
저는 6월 말에 암보셀리와 마사이마라를 여행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사자, 코끼리, 버팔로를 보았고, 코뿔소는 짐바브웨의 코뿔소 보호구역에 가서야 볼 수 있어 결국 빅4를 만났지만 표범은 끝내 보지 못했어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표범은 야행성 : 낮에는 대부분 나무 그늘에 숨어 휴식합니다. 가이드가 알려준 ‘나무 위 그림자’도 놓치기 쉽죠.
-환경적 요인 : 6월 말은 건기 초입으로 풀숲이 아직 우거져 있어 관찰이 더 어려웠습니다.
-운의 요소 : 같은 날, 같은 공원에서도 어떤 팀은 표범을 보고, 어떤 팀은 전혀 못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사파리는 언제나 "자연이 허락해주는 만큼"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마무리
아프리카 사파리에서 빅5를 만나는 것은 많은 여행자들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쉽지 않기에, 오히려 한 동물, 한 마리와의 만남이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저처럼 빅4만 본 경험도 훌륭한 추억이 되죠. 특히 요즘은 코뿔소를 보호구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짐바브웨에서의 코뿔소 만남은 더욱 값진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아프리카를 찾게 된다면, 이번에는 꼭 표범과 마주쳐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사파리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빅5와의 만남을 꿈꾸며, 건기 시즌과 대표 사파리 명소를 선택해 보세요. 그 순간이 평생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을 것입니다.
🌍오늘도 아프리카 여행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케냐의 나이로비 데이트립으로 기린센터, 코끼리 고아원, 카렌 블릭센 박물관을 방문한 후기입니다.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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