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40일] 시리즈 17> 아프리카에서 만난 하이렉스(Rock Hyrax), 이 토끼만한 아이가 코끼리의 친척이랍니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처음 보는 동물이 궁금하여 공유해 봅니다. 킬리만자로 산에서, 퀴버트리 숲에서, 들판의 바위 무더기에서 본 하이렉스, 생김새는 쥐나 토끼와 비슷한 자그마한 동물이 코끼리와 같은 종족에 속한다고 하니 더 호기심이 생깁니다.
Hyrax(바위너구리), 코끼리의 먼 친척이라고?
하이렉스(하이럭스)를 처음 본 것은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산 만다라헛 부근에서입니다. 나뭇가지에 앉아 미동도 하지 않고 저를 바라보고 있더군요. 처음 보는 동물인데 토끼 같기도 하고 큰 쥐 같기도 했습니다. 동행한 현지 가이드가 '하이렉스'라고 가르쳐 줬는데 쥐도 아니고 원숭이도 아니랍니다.
그 다음은 나미비아의 퀴버트리 숲에서 새끼와 같이 있는 하이렉스를 봤습니다. 한국인 인솔자가 설치류 즉 쥐 종류라고 하더군요. 얼핏 보면 쥐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프링복 들판에서 바위 사이에서 무리 지어 사는 하이렉스를 만났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궁금해졌습니다. 한국인 가이드는 설치류라고 했고, 현지 가이드는 “마우스(mouse)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정확한 이름과 계통은 어디에 속하는 걸까?
하이렉스를 검색해보니 ‘바위너구리’라는 국명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설치류가 아니라 Paenungulata에 속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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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위와 바위 위의 하이렉스(Rock Hyrax) |
하이렉스(바위너구리)는 설치류가 아니다
하이렉스가 겉모습은 기니피그나 토끼를 닮았지만, 바위너구리는 설치류가 전혀 아닙니다.
분류학적으로는 위에서 보듯이 Paenungulata라는 무리에 속하며, 이 무리에는 다음과 같은 동물들이 있습니다.
코끼리목(Proboscidea): 코끼리
바위너구리목(Hyracoidea): 바위너구리
해우목(Sirenia): 해우(매너티·듀공)
즉, 바위너구리는 코끼리, 해우와 같은 무리에 속한다는 겁니다.
| Paenungulata에 속하는 현존 동물들 |
Paenungulata 의 공통 특징
발톱이 발굽처럼 납작하고 단단함(hoof-like nails)
두꺼운 피부 (thickened skin)
어금니가 평생 교체되는 ‘수평 치아 교체’ 방식 (certain dental traits)
임신 기간이 길고 새끼 수가 적음
이러한 특징 덕분에, 코끼리와 바위너구리는 외형이 달라도 유전적으로 같은 계통임이 확인되니 전혀 다른 모양의 이 조그만 토끼 모양의 하이럭스가 커다란 몸체의 코끼리, 해우와 같은 계통, 즉 친척이라는 거죠.
하이렉스(바위너구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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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름: Rock Hyrax (Procavia capen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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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한국어 이름: 바위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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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30cm, 체중 2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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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중동 지역의 바위지대, 숲, 고산지대에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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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지어 살며, 바위 틈이나 나무 위에서 포식자를 피함
‘바위너구리’ 이름의 유래
바위너구리는 실제 너구리(라쿤)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너구리’가 붙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모양에서 온 착시
우리말 이름을 붙이던 시기에, 바위너구리를 처음 본 사람들이 통통한 몸통·짧은 다리·둥근 얼굴 때문에 한국 토종 너구리(포유류 식육목)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바위에 사는 너구리처럼 생겼다”는 의미로 ‘바위너구리’라고 부른 겁니다.
2. 외래어 번역의 흔적
영어 이름 rock hyrax를 옮길 때, ‘hyrax’ 자체가 고대 그리스어로 “족제비 비슷한 동물”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데 ‘족제비’보다 ‘너구리’가 한국인에게 더 익숙하고, 체형도 더 비슷해 보여서 너구리를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명 짓는 관행
한국 동물 이름에서 전혀 친척이 아닌데도 외형이 비슷하면 이름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아요.
예: 바다표범(표범과 무관), 바다사자(사자와 무관), 하늘다람쥐(청솔모에 속함)
마무리
바위너구리는 설치류가 아닌 코끼리의 먼 친척이라는 사실, 정말 흥미롭습니다.
아프리카 여행 중 바위너구리를 만나게 된다면,
그냥 귀여운 동물이 아니라, 먼 옛날 코끼리와 같은 조상을 공유한 특별한 존재라는 걸 기억해 보세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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