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40일] 시리즈 11> 킬리만자로 트레킹 : 마랑구 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Mandara Hut)까지 1박2일 힐링 산행

산행 좀 해봤다는 사람이라면 킬리만자로는 꿈의 산일 겁니다. 저 역시 언젠가는 오를 거야 킬리만자로를 꿈 꿔 왔죠.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 비록 산 자락에 지나지 않지만 마랑구 게이트에서 만다라 헛까지 1박2일 트레킹하면서 킬리만자로에서 힐링하고 은하수와 일출까지 볼 수 있어 정상에의 꿈은 지우고 대신 위안을 얻었답니다.

킬리만자로 산에 대한 소개와 저의 1박 2일 산행기를 남깁니다.


아프리카의 지붕, 킬리만자로

아프리카 대륙 한가운데, 푸른 초원과 사바나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산이 있습니다. 바로 킬리만자로(Kilimanjaro, 5,895m). ‘아프리카의 지붕(Roof of Africa)’이라 불리는 이 산은,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고립 화산입니다.

킬리만자로는 하나의 산이 아니라 세 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맞대고 있는 거대한 화산체입니다.

  • 키보(kibo peak / 5,895m): 만년설이 남아 있는 주봉, 우후루 피크(Uhuru Peak)가 여기에 있습니다.

  • 마웬지(Mawenzi peak / 5,149m): 뾰족한 능선이 인상적인 봉우리.

  • 시라(Shira plateau / 4,005m): 오랜 세월 침식되어 평평해진 고원 형태의 봉우리.

이 세 봉우리가 모여 이루는 거대한 실루엣은, 멀리서 바라봐도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킬리만자로 우후루 피크 사진 앞에서 등산 기념 사진
출발 전 마랑구 게이트 쉼터에서 눈에 덮힌 우후루 피크 사진 앞에서 기념 사진 (위)/킬리만자로 모형, 아래 빨간 원이 마랑구 게이트, 위가 만다라 헛(아래)  


킬리만자로의 지리와 국경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 북동부에 자리하고 있으며, 산기슭은 케냐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케냐의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는 얼룩말과 코끼리 무리 너머로 눈 덮인 킬리만자로를 바라볼 수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킬리만자로가 케냐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킬리만자로 국립공원은 모두 탄자니아 영토에 속해 있습니다.

즉, 킬리만자로는 케냐와 탄자니아 두 나라에 걸쳐 보이는 산이지만, 실제 등산 루트와 관리 구역은 탄자니아 쪽에만 있습니다.


킬리만자로 등산 루트와 산장

킬리만자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루트가 있으며, 그에 따라 체류 시간과 풍경이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루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마랑구 루트(Marangu Route)
    가장 대중적인 길로, ‘코카콜라 루트(Coca-Cola Route)’라고 불립니다. 유일하게 산장 숙소가 갖춰져 있어 비교적 편리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 마차메 루트(Machame Route)
    ‘위스키 루트(Whiskey Route)’로 불리며, 경사가 가파르지만 풍경이 웅장해 인기 있는 길입니다.

  • 롱가이 루트(Rongai Route)
    케냐 국경 쪽에서 올라오는 조용한 루트.

  • 레모쇼(Lemosho)와 시라(Shira) 루트
    비교적 긴 일정이지만 경치가 아름답고, 고산 적응에도 유리합니다.

이 중 우리가 오른 산행은  마랑구 루트였습니다. 이 길에서는 하루하루 산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 만다라 산장(Mandara Hut) (2,720m)

  • 호롬보 산장(Horombo Hut) (3,720m)

  • 키보 산장(Kibo Hut) (4,703m)

이렇게 이어집니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보통 4박 5일~3박4일 정도가 필요하지만, 저희는 첫 산장인 만다라 산장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새벽 1시간 더 올라 일출을 본 뒤 다시 마랑구 게이트로 하산하는 단기 체험 산행이었습니다.


킬리만자로 마랑구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 가는 길
킬리만자로 마랑구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 가는 길

(킬리만자로 마랑구 게이트에서 오르면서 담은 킬리만자로 숲 풍경입니다. 거목들과 그에 붙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올드맨의 수염'이 깊은 산의 운취를 보여줍니다)




마랑구 게이트, 킬리만자로로 향하는 첫걸음

입산 허가 받느라 1시간 동안 마랑구 게이트에서 기다리는 그 시간조차도 주변 들꽃을 찍기엔 부족한 시간이라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킬리만자로는 단 1명이 등반해도 현지 가이드, 포터, 쿡이 동반해야 하고 입장료가 꽤 비쌉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이 내외국인에게 무료인 것이 항상 아쉽더군요.

만다라 헛까지는 8km이니 느리게 걸어도 4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초입은 산림욕장처럼 평탄하고 숲이 우거져서 그늘 아래 시원하게 걷습니다. 1박 2일의 산행에 필요한 짐만 배낭에 챙기고 남은 짐은 다음날까지 차량에 싣고, 그나마 챙긴 배낭도 포터에게 맡기고 물과 당장 필요한 몇 가지만 휴대하고 소풍 가듯 가볍게 오릅니다.  

킬리만자로의 공기는 이국의 향기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마랑구 게이트(1,870m)에서 출발하여 얼마 안 가, 초록빛 숲길은 마치 열대우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현지 가이드와 짐꾼들이 앞서가고, 우리 일행은 천천히 발걸음을 맞추며 킬리만자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초록숲이 울창한 산길은 워낙 전 세계인들이 발걸음 하는 곳이라 넓고 단단하게 굳어있어, 아프리카의 지붕으로 가는 길, 킬리만자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2시간 걷고 점심 시간입니다. 도시락에 담은 샌드위치, 과일, 음료수 등이 구색 맞춰 잘 차려졌고 맛이 여느 가게에서 사 먹는 것 이상으로 좋아 모두 칭찬하며 맛있게 먹습니다. 저희가 이틀 동안 먹는 이 무거운 것들을 포터들이 짊어지고 오르고 있어 고마울 뿐입니다. 임금을 받고 동행하는 것이지만 그들과 같이 보조 맞춰 걸으니 동료애가 생기더군요.

 저는 4,000m 이상이어도 고산증세가 없지만, 동행들은 3,000m 정도에 고산증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아주 천천히 올랐답니다. 고산증에는 천천히 걷고 움직이고, 물을 자주 먹으면 좋다는군요. 고산증 약까지 먹을 건 없고요. 숨 깊게 마시고 천천히 움직이면 괜찮습니다.




킬리만자로의 식물과 동물
킬리만자로 특산 식물 Impatiens Kilimanjaro(위) / 하이럭스 (아래 좌)/ 게레자원숭이(Colobus guereza) (아래 우)

산행 중에 만난 킬리만자로의 동식물

킬리만자로를 정상까지 오르는 사람은 나흘 동안 사계절을 경험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높이가 6,000m에 가깝다 보니 고도차에 따른 기후 변화가 심하다는 뜻이겠죠. 기후 변화를 직접 영향 받는 것이 바로 식물입니다.
1,950m인 한라산을 올라도 고도에 따라 식물상이 뚜렷하게 바뀌는데 킬리만자로처럼 고산은 오죽 하겠어요?

킬리만자로는 800m~2,800m가 가장 비가 많이 오고 경작지와 울창한 삼림이 분포하고, 4,000m까지는 관목지대, 그 위는 고산 사막지대라고 하니까, 우리가 오른 만다라 헛까지의 1,870m~2,700m는 삼림지역에 속하네요.

삼림지역을 대표하는 식물이 바로 임파티엔스 킬리만자로(Impatiens Kilimanjaro)입니다. 킬리만자로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이라네요. 약 2,500m이상을 오르니 그때부터 등산로 옆에 이 꽃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잎이 물봉선과 똑같고 꽃은 작은 물봉선을 연상하게 하는 이 식물의 꽃을 아프리카 사람들은 '코끼리의 코'라고 하고 한국 사람들은 '앵무새물봉선'이라 하네요. 앵무새와 비슷하나요?

만다라 산장(Mandara Hut)에서 위쪽 분화구(Maundi Crater Rim)으로 올라가는 초입에서 본 이 동물(위 사진)은 하이럭스(Hilux)입니다. 쥐처럼도 보이고 토끼처럼도 보이죠? 그런데 이 조그마한 동물이 코끼리나 해양 동물인 듀크처럼 덩치 큰 동물과 같은 족속에 속한다니 계통 진화의 연구 결과인가 봅니다.

위 사진의 원숭이는 게레자 원숭이(Colobus guereza)영어로는 Mantled guereza라고 한답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검은흰콜로부스원숭이(Black-and-white colobus monkey)이라는 긴 이름을 알려주는군요.

만다라 산장까지 오르내리는 동안 담은 킬리만자로의 꽃은 아마 100여 종은 넘을 것 같습니다.  제 네이버 블로그에 링크 걸었다가 승인에 걸림이 된다기에 링크 해제했답니다.


만다라 산장, 킬리만자로 숲 속에서의 하룻밤

4시간 반(점심 시간 포함)의 산행 끝에 도착한 곳은 만다라 산장(2,720m). 울창한 숲 속에 자리한 아담한 산장들은 나무와 돌로 지어진 작은 오두막도 있고 제법 큰 산장도 있었습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500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분화구(Maundi Crater Rim)에 다녀왔습니다. 왕복 3,40분이면 된다는데 저는 꽃 사진 찍을 게 많아 거의 2시간은 걸린 듯 합니다. 
참, 그 분화구에서 개미집을 밟았는지 개미들이 순식간에 제 몸으로 올라와 물어 대서 개미들 떼어내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혹시 분화구 가실 분들은 개미집 조심하세요.

만다라 헛 숙소에 들어가니 2층 침대 2개가 있고 두툼한 오리털 침낭이 있더군요. 침낭 속에 들어가니 전혀 추위를 모르겠더군요. 와이파이는 유료(5,000실링), 인터넷 없는 세상 사는 게 가끔 필요하잖아요? 
킬리만자로에서 온전히 자연을 즐기기로 했답니다.



만다라 헛의 숙소 외관과 내부
만다라 헛의 숙소 외관과 내부


동행한 포터들이 가져다 준 따듯한 물에 손과 얼굴을 씻으니 산 중 공주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숙소도 정갈하고 화장실, 식당, 주변이 모두 잘 가꾸어져 있어 깊은 산 속 산장이란 느낌이 안 들 정도입니다. 

산장이 여러 동이라 규모가 커서인지 한국 산에 있는 대피소와는 분위기가 달라, 역시 세계적인 관광지 킬리만자로를 실감했습니다. 

각 팀마다 동행한 요리사들이 자기 고객을 위해 저녁을 만드네요. 대부분 남자분들인데 무거운 식재료를 짊어지고 올라와야 하니 덩치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꽃으로 장식한 멋진 테이블 세팅과 여러 종류의 메인 요리, 그리고 과일 디저트까지, 킬리만자로에서 호텔식처럼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다니 참, 산장에서 한 가지 간편식으로 때우곤 하던 우리나라 산장 풍경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남이 지어준 따뜻한 저녁밥을 먹고 할 일 없어 산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킬리만자로의 풍경을 즐기다니 더없이 행복하네요.  


킬리만자로의 은하수를 담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하늘은 순식간에 수 천만 개의 별로 가득 차 올랐습니다. 도시의 불빛이 닿지 않는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은하수가 쏟아져 내리는 밤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별 잔치도 잠깐, 구름이 훼방 놓아 숙소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문득 잠이 깨어 나가보니 다시 하늘이 열리고 찬란한 별빛이 쏟아지고 있어 은하수 찍기에 도전해봤습니다.

전 핸드폰에 자체 내장된 앱(갤럭시25 울트라, EXPERT RAW)으로 은하수를 찍었는데 작은 셀카봉에 작은 삼각대를 고정하고 3분 장노출로 은하수를 담아봤습니다.


킬리만자로의 은하수와 별
만다라 산장에서 찍은 밤하늘

은하수를 찍기 위해서 완전한 어둠을 찾았지만 산장 곳곳에 작은 전등이 켜져 있어 완전한 어둠을 찾기가 힘들더군요. 은하수는 그 중 어두운 곳 찾아 겨우 찍고 이번엔 산장 배경으로 밤하늘을 찍으려고 해 봅니다.
 작은 알전구를 켜놓은 곳에서 전구를 등에 지고 찍은 산장 풍경입니다.  검푸른 숲 너머로 은하수가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빛이 과도하게 비추어 초록색이 진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처음 찍어 본 은하수라 이것 만이라도 좋기만 합니다. 
사진은 별로지만 아무도 안 보이는 어두운 숲그늘에서 적막한 밤하늘 응시하며 보낸 그 2시간은 저에겐 잊지 못할 킬리만자로의 추억이 됐습니다.


새벽 산행, 금성과 함께 맞이한 여명

새벽 5시, 아직 별빛이 살아 있는 시간에 헤드 램프를 켜고 능선으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낮지 않은 새벽 공기, 추울 거라 생각하고 핫팩이랑 단단히 준비 했는데 바람이 없어서인지 경량패딩에 바지 속에 레깅스 입은 것으로 충분한 차림이었습니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하늘은 별빛이 또렷했고, 그중에서도 금성(샛별)은 유난히 밝게 빛나며 길잡이처럼 하늘에 걸려 있었습니다.
약 한 시간 정도 오르자,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태양이 구름 사이로 솟아 오르는 순간, 우리는 모두 숨을 고른 채 그 장엄한 장면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둠 속의 별빛과 새벽의 햇살이 교차하는 순간, 킬리만자로의 품 안에서 새로운 하루가 태어났습니다.


킬리만자로가 안겨 준 일출 감동

만다라 헛 주변에서는 삼림이 우거져 일출을 볼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1시간 더 위로 올라가 관목지대가 시작되는 지역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서서히 밝아오는 태양빛이 킬리만자로를 물들일 때, 마치 세상이 처음 열리는 듯한 벅찬 기분이 밀려왔습니다. 점차 차가워지는 공기 속에서 맞이한 일출은, 제가 아프리카에 왔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해주었지요.

킬리만자로는 단순히 하나의 산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면서 먼 나라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죠. 이제 그 산에 올랐으니 동경과 그리움이 완전히 해소되면서 마음을 위로하는 특별한 존재가 됐습니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킬리만자로 키보봉우리(좌)와 마웬지봉우리(우)


정상에 올라가진 않았지만 여기 고도가 3,000m는 될 것이기에 특별한 산행이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이 1,950m이니까 외국 고산이 처음인 관광객에겐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킬리만자로 일출은 킬리만자로를 옆으로 힐끔거리며 봐야 하는 방향입니다. 대신 해가 오르면 햇살에 눈 쌓인 키보봉(kibo peak / 5,895m)이 반사되어 아름답게 빛나는 광경을 볼 수 있죠. 그런데 지금 눈이 너무 없네요. 몇 년 전부터 급속히 눈이 녹기 시작하여 저렇게 적은 양의 눈이 남았답니다. 10년 전만 해도 정상 부위를 전부 덮었다 하는데요,  10년 후에는 어쩌면 눈이 없는 평범한 고산에 지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오른쪽의  뾰족뾰족한 산봉우리는마웬지(Mawenzi peak / 5,149m)입니다. 사진으로는 키보봉보다 더 높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 700m 더 낮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봉우리 시라(Shira plateau / 4,005m) 분화구는 키보 왼쪽에 있는데 이곳에서 안 보이네요. 

우리가 본 이런 풍경도 일 년에 몇 번 볼 수 없고 대부분 구름에 가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런 행운을 품을 수 있게 해 준 킬리만자로의 정령들에게 감사드리면서 만다라 산장으로 내려왔답니다.


아침 햇살 속으로 내려오는 길

만다라 산장으로 돌아와 쿡들이 만들어 준 푸짐한 아침을 먹은 뒤, 다시 숲길을 따라 마랑구 게이트로 원점 회귀 합니다.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숲의 생명들이 아침 햇살 속에서 하나하나 드러났습니다. 풀잎 위의 이슬, 울창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 그리고 지저귀는 작은 새와 나무 위 원숭이들까지. 킬리만자로의 산행은 짧았지만, 은하수와 금성, 일출까지 담은 특별한 추억이 제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내려오면서 철제 수레들이 쌓아진 지점을 몇 군데 지났는데 그건 킬리만자로 등정 중에 사고, 혹은 고산증으로 인한 병원 이송 환자를 위한 들것이랍니다.

그런데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우리 상상과는 달리 젊은이들이 단골이라는데요? 그건 젊은이들은 젊은 기운에 산행도 무리하게 하지만 고산증을 무시하거나 조심하지 않아서 그런답니다. 중년 이상은 혹시 나로 인해 팀에 민폐 끼칠까봐 조심에 조심 하거든요. 

결국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중심에 놓고 행동하면 과욕도, 과신도 생길 리 없는 거죠.



킬리만자로 하산길의 풍경과 새우난초, 도착 기념사진
마랑구 게이트 하산길의 풍경과 새우난초

하산길은 그야말로 산책 코스였습니다. 완만한 경사길에 아침 햇살을 받으며 피어난 꽃들을, 사진은 찍지 않고 눈으로만 감상하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올라갈 때 이미 다 찍었거든요. 약 2시간 내려와 마랑구 게이트 쉼터에서 나눠주는 도시락 먹으니 1박 2일의 산행이 꿈처럼 느껴집니다. 

킬리만자로 숲에서 본 여름새우난초는 정말 인상적이어서 사진 공유합니다. 제주에 야생 새우난초들이 도채되어 점차 사라지고 있고, 더우기 여름새우난초는 이제 거의 절멸 상태라 저렇게 큰 여름새우난초를 제주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요?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 제일 기대했던 코스가 바로 킬리만자로 산행이었습니다. 정상까지의 산행을 나라고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건 아마 자만이겠죠. 이제 산행 욕심을 내려놓을 나이도 돼서 고산은 안 가기로 했거든요.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동경이랄까. 그런 것이 이번 여행으로 해소됐습니다. 



🌍오늘도 제 여행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년 6월 24일~25일 산행입니다.

비록 킬리만자로 산 한 귀퉁이, 한 모서리만 엿보고 왔지만 이것 만으로도 저의 동경이 사라지다니 저도 놀랐습니다. 이제 산 욕심 비우고 마음 편하게 안전하고 편한 트레킹 코스나 열심히 다녀야겠습니다. 🙏 

다음 포스트는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 게임 드라이브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아프리카 여행 40일] 시리즈 21> 빅토리아 폭포 여행기 |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오가며 만난 웅장한 자연

[아프리카 여행 40일] 시리즈 20> 케냐 나이로비 데이 트립 – 기린 센터, 코끼리 고아원, 카렌 블릭센 박물관

[아프리카 여행 40일] 시리즈 19>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의 로망 빅5(Big Five: 사자, 코끼리, 버팔로, 코뿔소, 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