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40일] 시리즈4> 탄자니아 잔지바르 스톤타운 투어 완벽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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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자니아 잔지바르는 인도양에 자리하고 있는 섬으로 웅구자 섬을 중심으로 페마바 섬과 여러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군도랍니다. 스톤 타운(Stone Town)은 웅구자 섬에 있는 잔지바르의 구시가지로 오랜 역사적 유물과 함께 아라비아, 페르시아, 인도, 유럽 문화가 어우러진 건축물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동아프리카 최초 기독교 성공회 성당, 이슬람 사원, 화려하게 조각된 고풍스러운 대문, 향신료 향이 가득한 재래 시장 등이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스톤 타운은 예전에는 시가의 가운데 부분이 바닷물에 잠겨 있었으나 매립해서 지금의 스톤 타운이 됐다고 하네요.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라 걸어 다녀도 4시간 정도~하루면 아래 소개하는 곳을 모두 둘러 볼 수 있어요.

시리즈3에서 성공회 성당과 노예박물관을 포스팅 했기에 이번 포스팅에는 그외의 스톤타운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를 소개합니다. 


 다라자니 바자르(Darajani Bazaar) – 현지인의 삶 속으로


잔지바르 최대시장인 다라지니 시장의 야채가게, 한국에서 보는 흔한 야채가 여기에도 보인다.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다라자니 전통시장


스톤 타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다라자니 바자르(다라자니 시장)입니다. 향신료, 채소, 열대 과일, 신선한 해산물,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는 재래 시장이지요.

스와힐리어로 Marikiti Kuu, 메인 마켓이라고도 하죠. 1904년 건축되어 오래된 시장 건물에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상인과 현지인들로 인해 북적북적 활기가 넘칩니다. 한낮의 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냉장고 보급이 아직 안 되었을까요?

여러 향신료가 섞인 냄새가 공기 중에 떠돌아 잔지바르 특유의 향신료 무역 전통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향신료가 많이 나는 곳이라 당연히 각종 향신료가 많이 진열되어 있지만 제 눈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식재료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위 사진에도 양파, 보라양파, 고추, 피망, 붉은 피망, 고구마, 감자, 당근, 옥수수, 가지가 보이는군요. 먼 나라에서 우리가 일상으로 먹는 식재료를 보니 반가운 한편,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이 급 가깝게 느껴졌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 없는 식재료가 있기도 하겠지만 제 눈에 보이는 채소, 과일은 우리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열대 과일을 살 수 있잖아요? 비싼 수입 과일이 가득 쌓여져 있는데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싸니 이때다 싶어 한 봉지 씩 샀답니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인지라 해산물도 많지만 관광객은 눈요기나 하고, 평소 먹고 싶었던 비싼 과일을 싱싱한 걸로 싸게 사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순 없죠. 특히 패션후르츠와 자몽, 파인애플이 싸고 맛있어요.

과일은 국경을 넘을 수 없으니까 탄자니아에서 먹을 만큼만 사고, 향신료는 한국에 가져올 수는 있는데 향이 강해 냄새가 샐 수도 있으니까 잘 포장해 달라고 해야 할 겁니다. 

운영 시간 :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궁전 박물관(Palace Museum) – 술탄의 역사를 만나다


잔지바르 스톤 타운의 궁전 박물관, 술탄 가족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궁전 박물관: 위키피디아 다운로드


스톤 타운 해안 쪽 포로다니 공원 길 건너편에 있는 궁전 박물관(현재 People’s Palace Museum)은 잔지바르 술탄의 옛 거주지입니다. 19세기 건축물 내부에는 술탄 시대의 가구, 의상, 생활용품이 전시되어 있어 아랍과 스와힐리 문화의 융합을 엿볼 수 있습니다.

1826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마지막 술탄이 쫓겨난 1964년까지 실제 궁으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최초로 전기를 사용한 건물로도 유명합니다. 마침 공사 중이어서 들어가지 못하고 길에서 공사막 씌워진 것만 보고 사진도 못 찍었는데요. 공사 전에는 아라비아와 유럽 양식이 독특하게 섞인 건축미와, 잔지바르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궁전은 1964년까지 오만 제국의 거주지였습니다. 1832년 경, 첫 술탄이던 Baitel-Sahel에 의해 세워졌으나 1896년 영국군의 폭격으로 파괴되었다가 이후에 복원되었습니다. 
잔지바르 혁명 이후로 공식적으로 이름이 인민궁으로 바뀌고 정부 청사로 사용됐다가 1994년에 잔지바르 왕족과 역사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Salme공주의 방이 있는데 이 공주는 1866년 독일 상인과 사랑에 빠져 도망 나온 뒤, '아라비안 공주의 기억'이란 책을 발간했습니다. 이 책에는 1800년대의 잔지바르 귀족층의 생활과 문화가 담겨있어 역사적으로 귀중한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답니다.
박물관 한 층에는 살메 공주의 글, 의류, 일상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술탄 가족의 가구와 기타 소지품도 전시되어 방문객들에게 19세기 잔지바르의 삶을 엿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올드 포트(Old Fort Zanzibar) – 잔지바르의 수호자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올드 포트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올드 포트 외관



포로다니 공원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올드 포트(Ngome Kongwe)는 17세기 오만 술탄이 지은 성채로, 잔지바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입니다. 당시는 여기가 바다물이 들어오는 포구였나 봅니다. 두꺼운 산호석 벽과 네모난 탑은 스와힐리와 아랍 양식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1699년 오만 술탄이 진지바르를 지배했을 당시 점령국 포르투갈을 몰아내고 방어하기 위해 세운 성인데, 포르투갈 예배당과 인근 석조주택의 자재를 사용해서 요새를 세웠다는 안내판이 있더군요. 19세기에는 감옥으로, 1928년~1945년에는 기차역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성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광장에 여러 부스가 보이고 1990년에 지은 원형 극장도 있습니다. 현재는 공연장, 카페, 기념품 숍이 들어선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며, 해마다 잔지바르 국제영화제(ZIFF)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프레디 머큐리 생가(Freddie Mercury House) – 전설의 시작


잔지바르 스톤 타운에 있는 락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생가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머큐리 박물관


올드 포트 정문에서 큰길로 굽어 돌면 '프레디 머큐리 하우스'가 보입니다. 스톤 타운은 록밴드 퀸(Queen)의 리드 보컬이자 피아니스트인 프레디 머큐리의 고향입니다. 그의 생가는 현재 작은 박물관과 기념품 샵으로 꾸며져 있으며, 음악 팬이라면 꼭 들러야 할 명소입니다.
집 외벽에는 그의 사진과 생애를 기리는 안내판이 있어 포토 스폿으로도 유명합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누이와 부모님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이라고 하지만 생가인지는 확실하지 않답니다. 잔지바르 섬을 식민 통치한 영국이 인도인들을 데려올 때 부모 따라 온 프레디가 그 당시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잔지바르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은 대부분 프레디 생가를 찾아보고 싶어하는데 정작 잔지바르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건 프레디가 장년이 되어 동성애자라고  커밍 아웃했기 때문이죠. 이슬람교에서 동성애는 사형까지 내릴 수 있는 중한 죄인이거든요.

그런데, 이 건물을 칭하는 말이 다양해서 헷갈리는데요. 프레디 머큐리 하우스, 프레디 생가, 프레디 박물관 등등. 잔지바르에서 프레디 이름 붙은 곳은 이곳 'Freddie Mercury House' 한 곳 뿐이랍니다.


스톤타운 골목길 상점들 – 스와힐리의 색채


스톤 타운의 화려한 골목길 대문
스톤타운 골목상가의 아랍풍 대문


프레디 머큐리 하우스를 나오면 바로 이어지는 골목길이 그 유명한 스톤 타운의 골목 가게가 모여 있는 길입니다. 스톤 타운의 진짜 매력은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 속에 숨어 있습니다. 좁은 길 사이사이에는 오래된 주택들이 있고 화려하게 조각된 문들, 제각기 특색 있으면서 독특한 대문들은 스톤 타운의 볼거리 중의 하나인데 아랍문화권의 영향을 받은 화려한 문양이 눈길을 끕니다. 

일반 주택과 나란히 양쪽으로 향신료 상점, 수공예품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어 여행자는 골목을 따라 걸으며 화려한 색감의 아프리카 토속 기념품이나 의류, 장식품, 그림 등을 보면서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어찌나 길고 여러 갈래인지 미로 같아 자칫 길 잃어버릴 수 있으니 구글 지도를 오프라인으로 저장해 두었다가 확인하면서 걸어면 좋습니다. 

우리 일행도 골목 상점들을 구경하면서 계속 가다 보니, 낯선 큰 길로 나가게 됐는데 너무 많이 가버려서 결국 경찰에게 호텔 키 보여주고 길 안내 받아 호텔로 돌아갈 수 있었답니다.

위 사진은 스톤 타운 골목에서 찍은 것이 아니고 성공회 성당 예배당 출입문을 찍은 겁니다. 골목에서는 구경하느라 사진 찍는 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성당에서 느낌이 특별한 문을 찍은 기억이 나서 그 문을 올렸습니다. 성당 건물이 고딕 양식과 스와힐리 양식을 혼재 했다던데 정말 건물 외벽과 창문, 출입문 등이 고딕 양식과는 다른 이슬람 사원의 느낌이 나는 듯 했습니다.


포로다니 가든 바닷가의 다이빙 소년들 – 잔지바르의 자유


잔지바르 스톤타운 포로다니 가든 바닷가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소년들의 다이빙 장면
스톤타운 해변의 다이빙 명소

올드 포트 건너편 포로다니 가든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야시장 바로 옆 해안가에서는 석양 무렵 현지 아이들이 바다로 다이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바다로 뛰어드는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은 스톤타운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면입니다.

동네 아이들이 놀이 삼아 다이빙을 하는 모습을 보고 관광객들이 동전을 물 속에 던져 그 돈을 주워 갖게 했답니다. 동전을 주워 올리는 기쁨과 함께 아이들에겐 큰 수입을 올리는 일이었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여행자들이 SNS에 올린 영상들이 히트 치면서 이곳에 변화가 생기고 있답니다. 그 자리를 청년들이 차지하거나, 광고 회사에서 광고판을 들고 다이빙하게 하는 등 상업적인 광고 수주판이 돼버린 겁니다. 아이들의 놀이터를 자본이 뺏어간 셈이죠.

 

포로다니 야시장(Forodhani Night Market) – 먹거리 천국


스톤 타운의 포로다니 가든에서 보는 인도양의 일몰
스톤타운 포로다니 가든에서 바라본 일몰

스톤 타운의 포로다니 야시장에서 노점상들이 저녁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포로다니가든의 야시장 준비 중


해가 지면 스톤타운의 포로다니 가든은 향긋한 음식 냄새와 활기로 가득 찹니다. 현지 해산물 꼬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잔지바르 피자(Zanzibar Pizza), 사탕수수 주스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인도양의 일몰을 구경한 후에 밤바다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즐기는 야시장 체험은 스톤타운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저녁 먹으려고 저물녁 지날 때는 몇 가지 간식거리만 팔고 있었는데, 저녁 먹고 돌아갈 때는 해산물 위주의 더 많은 먹거리들이 펼쳐 있었습니다. 이미 저녁을 먹었기 때문에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문어 꼬치 등이 맛있어 보이기는 했어요. 하지만 우린 장기 여행 중이니까 길거리에서 파는 해산물은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잔지바르 스톤 타운의 유명 관광지와 식당 지도. 여행사 TIA 안내책자 인용
스톤타운의 유적과 식당 위치 약도: TIA 안내책자


위 지도는 여행사 TIAㄹ의 안내 책자에 실린 스톤 타운의 관광지와 식당 위치 표시한 지도입니다. 지도에서 보듯 관광 명소가 가까이 산재해 있어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골목 상점들은 프레디 머큐리 생가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서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한참을 이어지다가 큰 길로 나가게 됩니다.

스톤타운 투어 팁

  • 소요 시간: 반나절~1일이면 주요 명소 탐방 가능

  • 추천 시간대: 오전에는 박물관·시장, 오후에는 골목길 산책, 저녁은 야시장과 바닷가

  • 준비물:  현금(작은 가게는 카드 사용 불가), 시원한 복장

  • 복장: 잔지바르의 6월은 아프리카의 겨울이라 18도 내외로 쾌적합니다. 여름 한낮에만 조금 덥고 일 년 내내 거의 우리나라 봄.가을 같아 6월말에는 반팔에 바람막이 옷 준비하심 됩니다.


스톤 타운 여정을 마치며

스톤 타운은 단순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아니라, 역사·문화·음식·사람들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이른 아침 다라자니 시장에서 시작하여 술탄의 궁전박물관, 올드 포트, 프레디 머큐리의 발자취, 독특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골목 상점들을 기웃거리다가, 포로다니 가든에서 다리쉼도 하고 야시장에서 저녁 식사도 하면서 인도양의 밤바다를 느껴보는 여정은 잔지바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스톤 타운의 기나긴 여정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잔지비르의 프리즌 아일랜드(창구 섬)입니다. 다음 포스팅도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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